서울은 내게 환상의 섬 라퓨타 같은 곳이었다. 종로, 신촌, 홍대, 이화동... 세상 모든 책과 영화와 드라마와 노래가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나는 가본 적이 없으니, 내게는 멀고도 가까운 허구의 동네 같을 수밖에. 대학에 가면 좀 도시 사람처럼 살 줄 알았는데 내가 간 대학은 고향보다도 훨씬 촌구석. 그래도 서울을 몇 번 다녀왔는데, 막상 마주한 서울은 무척 예쁘고 모두가 바쁘고 지하철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건물이 특이하고 다정한 동네였다. 하루는 그 좋은 서울을 가서 하루종일 하늘만 쳐다보았다. 뭐지 이 파랑은. 뭐지 이 구름은. 진짜로 환상의 동네인가. 하늘도 예쁘고, 한옥 지붕도 골목길도 플라타너스도 예쁘고, 간만에 내 마음도 쨍하게 선명한 파란색이 되어서 힘든 줄도 모르고 혼자 열심히 돌아다녔네. 두 걸음마다 사진을 찍으면서. 놀랍게도 모든 사진이 보정 없이 휴대폰 기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. 사진 속의 하늘이 충분히 예쁘지 않다면 찍은 사람의 잘못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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