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

사랑하는 너에게.

밤에 잠드는 게 무서울 때가 있어. 왜일까? 지금 자야 내일 아침에 인터뷰 하러 갈 텐데 자고 싶지가 않아. 이런 밤이면 가짜 외로움이 찾아와서 아무 사람과 아무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어지는데, 그게 정말로 아무 사람과 아무 이야기는 아니지. 얘기할 사람, 안아줄 사람이 필요할 때 나는 자주 너를 떠올리는데 그게 너를 나 편리한 대로 사용하고만 있는 건 아닌지 가끔 걱정이 돼.

나는 너를 좋아하는 걸까? 가끔 고민했어. 네가 아니라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, 매일 전화를 걸어주고 불안할 땐 안아주고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좋아하고 있는 건 아닐까? 그리고 두려웠어. 너에게 너무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? 네가 사라지면 나는 그대로 넘어져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? 내 마음이 황폐할 때면 난 괜히 너에게 화를 내고 울었지. 네가 이런 나를 언제까지 참아줄 수 있을까? 언제까지 다 괜찮다고 웃어줄까? 이런 얘기를 하면 너는 또 속없이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겠지만.

내가 아무리 땅을 파고 들어가는 우울한 얘기를 해도 너는 결코 이해하지 못했지. 가끔은 그게 야속하고 미운데 가끔은 또 다행이다 싶어. 내가 너를 끌고 침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.

사랑하는 너에게, 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쓸 수 있어서 기뻐. 너는 날 사랑하고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다는 게 기뻐. 네가 아주 나중에 이 편지를 읽게 될 거라는 것을(너 이 블로그 자주 안 들어오잖아...), 언제든 이 편지를 읽으면 또 활짝 웃을 거라는 것을 알아서 기뻐.

나는 아마 좀더 깨어있어야겠지만, 너는 좋은 꿈 꾸고 푹 자. 그리고 내일 만나자.

고마워.

양지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?

댓글

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.